자취방 계약이 만료되고, 마지막 학기는 다시 통학을 하게 되었다. 집에서 학교, 그리고 학교에서 집까지 왕복 4시간 반에서 5시간 정도 걸린다. 보름정도 학교를 다니다보니까 이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주 4일을 학교에 가니까 매주 약 20시간이 낭비되고 있었다.
난 지하철과 버스를 함께 이용해서 통학을 한다. 운 좋게도 모두 항상 앉아서 갈 수 있어서, 등하교길에도 노트북을 쓰기로 했다. 내릴 정류장을 놓치지 않고도 집중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약 2시간. 이동 중에도 내 자신이 노트북을 쓰도록 하기 위해서, 노트북을 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할만한 핑계들을 제거해야 했다.
먼저 핸드폰의 요금제를 바꿨다. 항상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는 노트북이 아니면 일부러 이동하면서 사용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엔 한 달에 1.5gb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쓰고 있었는데, 6gb 요금제로 바꿔서 맘 편히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했다.
가방을 바꿨다. 양쪽 어깨로 매는 기존 가방의 문제점은 앉을 때 가방을 벗어야한다는 것이다. 한 쪽 어깨로 맬 수 있는 슬링백은 앉을 때 몸 앞으로 가방을 돌리기만 하면 된다. 게다가 가방을 벗지 않고도 안의 내용물을 꺼낼 수 있다.
노트북 파우치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노트북 휴대시에 항상 파우치에 담아서 가방에 넣곤 했는데, 노트북을 꺼낼 때 과정을 줄이기 위해서 파우치도 놓고 다니기로 했다. 이젠 가방을 앞으로 돌려서 지퍼만 열면 바로 노트북을 꺼낼 수 있다.
핫스팟 덕분에 핸드폰이 뜨거워지고 배터리가 빨리 닳긴 하지만 곧 겨울이 오니까 보조배터리만 잊지않고 자주 충전해주면 될 것이다. 일이주 정도 실천해보니까 말이 두 시간이지 실제로는 오가면서 하루에 한 시간 정도 하는 것 같다. 무릎에 노트북을 놓고 쓰려면 어쩔 수 없이 팔꿈치가 양 옆으로 나오는데, 지하철에서 옆에 사람이 있으면 민폐가 될 수 있기도 하고… 사실 앉으면 졸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