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kalo

쿠푸왕과 진시황이 그들의 무덤을 지으면서 두려워했던 것들 중 하나는 도굴꾼의 침입이다. 오늘날에도 누군가의 침입을 원하지 않는 새로운 건축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핀란드에 있는 방사능 폐기물 저장소, 온칼로(Onkalo)다.

온칼로는 지질학적으로 18억년동안 안정적인 곳 지하 500m 깊이에 약 100년동안 방사능 폐기물을 저장한 후 닫힐 예정이다. 이런 폐기물들은 10만년이 지나야 위험성이 사라진다. 온칼로의 목적은 이 10만년동안 인간이나 다른 생명체로부터 폐기물을 안전하게 격리시키는 것이다. 때문에 온칼로는 폐쇄된 후 완전히 묻힐 예정이다. 온칼로가 지상에 노출된다면 지구는 더 이상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 되고 말 것이다.

온칼로는 긴 시간이 지나면 아예 사람들에게 잊혀질 것이다. 그러나 외부인의 침입이 없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먼 훗날 누군가 온칼로를 발견했다면, 이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까? 이들에게 이 곳은 위험한 장소니 돌아가라고 어떻게 경고할 수 있을까? 당신이 하려고 하는 그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그들이 이 경고의 진심을 의심없이 받아들이도록 하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글이나 그림을 남겨 경고하는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 언어도 다를 것이고 문자도 다를 것이다. 지금과 비교해서 얼마나 문명이 발달해 있을지 알 수 없다. 어떤 경고나 표식이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알 수 없다. 접근을 두려워하게 만들 수 있겠지만, 도리어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발견자는 인류가 아닌 새로운 지적 생명체 일 수도 있다. 모든 생명체가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의사소통 방식은 존재할까?

10만년은 정말 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