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of the box

나는 제품이나 라이브러리의 태그라인을 읽을 때 out of the box란 구문이 보이면 더 관심을 갖는다. Out of the box란 따로 설정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비슷한 단어로 automagically도 있다. 이런 태그라인을 가진 것들은 어떻게 동작하는지 몰라도 사용자의 목적에 도달하도록 해준다.

사용자는 학습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물건의 멘탈모델을 그린다. 멘탈모델은 추상적일수도 있고 구체적일수도 있다. 멘탈모델이 실제 제품과 비슷할수록 사용자는 제품을 더 이해한 것이고, 제품을 더 활용할 수 있다. 멘탈모델이 구체적이여야 물건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사용자는 많은 학습을 필요로 한다. 이게 진입장벽이다. 물건을 사용할 때 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사용자의 멘탈모델에 물건의 부분적인 원리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Out of the box 제품들은 사용하기 쉽다. 쉬운만큼 심플하다. 그래서 만들기도 쉬워보인다. 하지만 심플한 제품도 내부는 매우 복잡할 수 있다. 단순해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 기능만 가진 제품과 그걸 잘 포장한 제품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